미움받을 용기(2024) N
No.223533169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4학년도 이용후기 공모전 (주제: 심리상담)
“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 - 「미움받을 용기」 중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 ‘미움받을 용기’ 속 한 구절이다.
아들러가 주장하듯, 내가 하는 고민들은 대게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
나는 그간 살아오면서 상대방이 하는 불편한 행동들도 그저 “내가 참아야지..” 생각하고 넘겼다.
나만 참으면 되는 일이니까, 나만 말 꺼내지 않으면 어떠한 갈등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자꾸만 고민이 쌓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 속에서 나는 그 이유가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저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내 감정을 숨기기만 급급했던 것 같다.
근데 내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을 수 있는 통에 한계가 왔다.
인간관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그만큼 불안해 하는 생각들이 가득 차게 되어서
다른 일을 할 때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사소한 것에 불안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 같았다.
나중에 상담 교사가 되고자 하면서, 나의 감정조차 제대로 모르고 조절할 수 없는 것은
미래의 내담자에게도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내가 먼저 상담을 받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상담 교사로서의 문제는 상담 받고자 하는 이유 중 작은 이유이고, 그 당시의 내 정신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상담을 받으면서, 인상깊었던 일들이 정말 많았다.
상담 초기에 TCI 검사를 통해 나의 기질을 알아본 것도 그 중 하나이다.
내가 고쳐야 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기질이었다.
기질적으로도 주변 사람의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에 대해 눈치를 엄청 많이 보고 세심하게 보는 편은 아니라고 했다.
이 부분은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살아온 환경 때문에 더 눈치 보고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이런 불안을 갖게 된 이유를 파악하는 데에 엄청 많은 시간을 썼다.
가족, 학창시절, 연인관계, 대학 대인관계, 아르바이트 내 갈등 경험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정리했다.
사실 나는 유전적인 요인 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성격 형성에 조금 더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겪은 주변 환경 때문에 성격이 정말 많이 변했음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상담 받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내 말버릇이다.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내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정말 어려웠고, 굉장히 방어적으로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컨대, “(나의 걱정)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해서 괜찮다.”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나도 모르게 어떤 사건을 걱정하고 신경 쓰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좋게 좋게 생각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것이 타인에 대한 나의 방어기제인가 생각했다. 또한,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껴서
감정일기를 통해 감정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갔다.
상담을 통해서 타인에게 거절하거나 부탁하기, 혹은 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
‘너’가 주체가 되는 대화법이 아닌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기분인지 말하는 “나 전달법”도 연습했다.
어떠한 갈등 상황에서 내 감정을 전달할 때도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느라 걱정을 많이 하면서 얘기를 했었는데,
이 방법으로 대화하면 상대방의 기분도 고려하면서 내 감정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에서 이어져서 상담을 진행하다가 내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이유가 ‘상대방이 기분 나쁠까 봐’ 였는데,
상담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생각들은 내가 걱정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었고,
막상 결과를 확인해 봐도 내가 걱정한 것처럼 되지 않은 일들이 많았다.
이렇게 나 혼자 걱정하고 스트레스받을 바엔 상대방에게 “그래서 넌 ~~하면 기분이 나빠? 좋아?” 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걱정하는 부분들에 더 걱정하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상대방의 감정을 물어보면 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괜찮다고 확정지어 주는 것만큼 확실한 것이 없었다.
상대방이 싫다는 감정을 느끼면 어때.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라는 것은
나의 생각이고 바람이지,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내가 아닌 그 사람들의 과제이다.
상담을 끝내고 혼자 생각해보면서 든 생각은, 과거에 내가 겪었던 인간관계의 갈등은 지나간 일들이고
그 과거에 얽매여서 생각하니까 자꾸 중첩되는 것이었다.
아들러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이었다.
내가 상담을 하는 입장에서만 주로 공부를 했어서 그런지, 내담자로 경험한 상담은 정말 인상깊었다.
여전히 주위에서는 ‘상담’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들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회에서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사회에서 일반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려면 비용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데,
사회로 뛰어들기 전에 대학교에서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성인들도 상담을 편하게 받으러 다니는 것도 좋지만, 초등·중등·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상담실을 편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부터 건강한 정신 혹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인간관계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커다란 고민들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타인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한 번 가져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또, 혼자 마음속에서 끙끙 앓고 있는 문제들을 입 밖으로 꺼내보는 것도 추천한다.
말로 내뱉는 것만 해도 속이 훨씬 후련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꺼내기 어려운 주제라면, 상담실을 이용해도 좋은 것 같다. 상담실을 방문하는 것조차 “용기”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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