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1 작품 'YU PEER 서포터즈 활동 후기' N
No.1514406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 작품
(학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제외함)
“ There are two ways od spreading ligjt:
to be the candle or the mirror that reflects it.
: 빛을 퍼뜨릴 수 있는 것은 두가지 방법이 있다.
촛불이 되거나 아니면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 ”
Edith Wharton (이디스 워든)
어느 날과 다를 것 없이 학교 커뮤니티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새내기 학우의 고민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입학하고 나서부터 전혀 학교에 발을 들여본 적이 없으며, 선후배, 동기들과의 만남도 일절 없었다며 대학 생활에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수강신청을 하거나 다양한 학사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다고 하였습니다. 누구 도움을 청할 사람이 쉽게 없다며 걱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글은 실시간 인기 글까지 올라가며 높은 공감 수를 받았습니다. 그만큼 이 글의 내용에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을 처음 봤을 땐, 안 좋은 타이밍에 입학을 하게 된 학우들이 그저 ‘안됐다, 불쌍하다‘라고만 느껴졌습니다. 따로 도움을 줄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나 자신도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이 컸기 때문에 남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친한 동기가 사석에서 후배 한 명을 깜짝으로 데려온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 또한 2020년에 입학한 새내기였습니다. 후배는 분위기가 편해지자 자연스럽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자신이 이렇게 선배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정보를 얻을 기회도, 학교생활에 적응할 기회가 없다며 답답한 심정이라고 하였습니다. 본인의 동기들은 선배들과 교류한 경험이 없어 걱정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서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저는 예전부터 발 벗고 나서서 타인을 도와주는 활동을 좋아했습니다. 사회복지 실습을 노인을 대상으로 하면서, 저로 인해 변해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었습니다. 초반에 경계를 하시며 거리감을 느끼시던 어르신들이 어느 순간부터 먼저 나서서 저를 찾아주시는 모습이 큰 울림을 주었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대상을 찾아볼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학우들을 돕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저 또한 다양한 대외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학우들과 새내기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학우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했던 대상들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주위의 친구들을 먼저 도와주자고 결심했습니다. 다른 봉사나 대외 활동들은 내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지만, 학우들을 위해서 도움을 줄 자는 얼마나 될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을 했을 때처럼 상대방에게 ‘긍정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하였고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동기들이 이전 학기에 학교 상담 센터 서포터즈 활동을 했었다며, 너의 장점과 특기를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이하자고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고민 들어주기, 공감해 주기,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 친구가 되어주기, 전문가에게 연결해 주기(학교상담 센터) 등의 활동을 서포터스를 하게 되면 고민이 있는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의 봉사와 사회복지 실습 등의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를 통해 이들의 지친 일상에 생기를 전해주고 무기력함을 제거하고 에너지를 붓 돋아주고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잘 할 수 있을 것인지, 내가 하고자 하는 활동들이 과연 학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에게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문 상담 자격증도 없는 제가 도움을 준다고 해봤자 큰 도움이 될지 의기소침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초반엔 또래상담을 권유하고 또래상담의 대상을 지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괜히 상담을 해주겠다고 나서다가 오히려 멘티에게 부담을 주고, 고민 해결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상담’ 권유 자체가 멘티에게 ‘너에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 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리진 않을지 우려하였습니다.
그러다, 한 친구가 메신저를 통해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친구의 고민을 들어보니, 장기적인 문제였고 친구의 고민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고민을 그저 친구 대 친구로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상담을 받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친구를 대상으로 또래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또래상담은 생각보다 잘 흘러갔습니다.
고민을 늘 가지고 있던 친구는 어느덧 긴장이 풀려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얘기하였습니다. 1차, 2차 상담을 마친 친구는 어느샌가 고민을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이상 힘든 일이 있다며 토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전문적인 상담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아니었습니다. 저의 작은 조언은 멘티에게 큰 위안으로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멘티는 제가 제공한 해결방안을 활용하였고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부질없고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조언들은 전혀 작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담을 요청한 멘티에겐 큰 도움이자 해결의 돌파구였던 것입니다. 오히려 도움이 될지 걱정하였던 것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또래상담을 받은 멘티들은 모두 도움이 되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었고, 점차 이전보다 밝아진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 이상 SNS로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상담을 받은 친구가 이전보다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하자, 그 후 친구들 사이에서 제가 또래 상담을 진행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주변 지인들이 언젠가부터 또래상담이란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상담을 권유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먼저 또래상담을 요구하며 고민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상담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고 꺼려 하던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상담을 받고 싶어 하였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많은 친구들에게 상담의 기회를 주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또래상담을 진행하였고, 주변에서 쉽게 힘듦을 토로하는 친구들에게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정신없이 서포터즈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덧 3개월이라는 활동 기간이 끝났습니다. 활동을 끝내고 보니 그동안 상담을 하였던 친구들이 이전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이상 메신저를 통해 힘든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없었습니다.
제가 또래 상담을 통해 가장 핵심으로 이루고자 하였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였던 것이 고민을 가진 친구에게 심리적 안정을 취하게 해주는 것과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저는 이 두가지 부분은 확실히 이루어 낸 것 같아 뿌듯합니다.
더하여 상담을 하면서 스스로의 발전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멘티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수용하는 자세,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 등 좋은 대화의 습관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스로가 상담이라는 활동이 적성이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포터즈 활동은 그동안 어렵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였던 점을 매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또래 상담으로 인해 그들의 삶을 좀 더 즐겁게, 편안하게 하는 플러스의 효과를 주었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을 수 있고 당신이 평안함으로 나도 평안함을 지낼 수 있다‘는 스페인어 명언이 있습니다. 이 명언이 언젠가 떠올랐습니다.
또래 상담은 큰 도전이 아니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굳건하게 한 것 자체로도 큰 성과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서포터즈 활동을 정의하자면 “ 빛을 퍼뜨릴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촛불이 되거나 아니면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 ”이라는 이디스 워든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큰 도움이 아니더라고, 엄청난 계획이 아니더라도 멘티를 돕기 위해 노력하였다면 가장 성공적인 활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포터즈 활동을 하는 동안 저는 무엇보다도 열심히 촛불을 비추는 거울이었을 것이고 멘티는 가장 빛나는 촛불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저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주었던 멘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