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이용 후기 공모전 장려상2 작품 'Y또! 멘토링 멘토 후기' N
No.1514424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0학년도 이용 후기 공모전 장려상 작품
(학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제외함)
여름에서 겨울지나 다시 봄이 오듯이
여름 이였다. 갓 중국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2학기를 앞둔 학생 이였고, 막연한 취업준비를 위해, 또 뭔가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거리며 내가 참여할 만 한 프로그램이 없는지를 찾아보던 때였다. 그러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Y또! 프로그램 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예전에 하던 ‘마니또’ 활동처럼 짝을 지어 서로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묵묵한 응원을 보내주는 활동인 줄 알고, 학창시절에 또래상담도우미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던 나였기에 재미있겠다 싶어 주저없이 신청하였다.
프로그램은 방학 때 멘토와 담당선생님이 모여 먼저 멘토 교육을 이수한 후, 학기 중에 멘티를 구해 멘토와 멘티가 상담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교육이 단순히 상담을 하는 방법이나 상담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배우는 지루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집단상담처럼 진행되었다. 열여명의 멘토들이 모여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들추어내기도 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했던 방법에 대해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은 서로의 비밀을 보장하겠단 약속 하에 진행되었고, 서로 같은 학교라는 것 이외에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어서일까, 우리는 모두 가장 가까운 사이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쏟아낸 사람도 있었다. 나 또한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당시에 내가 괜찮아졌다고 생각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서, 그리고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아 울컥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나는 과거에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았던 나의 상처에 대해 위로 받는 기분을 느꼈고, 이야기를 마친 후에는 상당한 과거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던 다른 멘토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으리라 짐작한다. 나는 이때, 결국 우리는 모두 어떤 상황에서는 멘토가, 어떤 상황에서는 멘티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학기중에 진행된 본활동에서는 내가 구한 멘티 학생과 서로 시간 날 때 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주기적으로 멘토들과 모여 그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멘티와 만나면 그냥 카페에 앉아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서로가 하고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함께 하고, 그게 다였다. 하지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 줌을 느꼈고, 그 자체로 위로가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Y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내가 위로 받는 느낌 이였다. 초여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 겨울쯤 끝을 맺었고, 나는 그 사이에 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 해의 그 경험은 앞으로의 내 삶 속에서 나타날 수 많은 감정들 속에서 솔직해질 힘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고, 언제든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우리는 결국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어쩔 땐 힘이 되주고 그렇게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