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이용 후기 공모전 대상작품 ' 개인상담 후기' N
No.1514429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0학년도 이용 후기 공모전 대상작품
(학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제외함)
여름 방학, 가장 친했던 친구 2명을 잃었습니다. 평소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인지라 친구를 많이 사귀고 나가서 놀기보다는 두세 명의 친구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제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두 명의 친구 중 졸업반이었던 한명의 친구가 갑작스럽게 여름 방학이 시작하자 저랑 나머지 남은 친구와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잠적해 버렸습니다. 그 후, 나머지 친구와 전 잠적한 친구를 걱정하면서 방학이 끝나면 다시 연락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방학이 끝나도 결국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연락만 오지 않았다면 학생 심리 상담을 이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학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나머지 친구와의 연락도 끊겨버렸습니다. 다툼이 있었거나, 이유가 있었다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만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첫 친구처럼 두 번째 친구도 그렇게 저와의 관계에서 사라졌습니다.
사실상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두 명이 이유도 모른 채 잠적해버리자, 전 학교생활을 더 이상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더 심했습니다. 첫 친구는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잠적했다는 이유라도 붙일 수 있었지만, 두 번째 친구는 그런 이유조차 없었습니다.
혼자만의 망상이겠지만, 두 친구가 일부러 저를 밀어내고 자신들끼리만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잠적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힘들었습니다. 과거부터 성격 탓에 친구관리를 잘 못해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친구들이 사라지자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차라리 성격이 활발해서 가볍게 일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면 걱정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든 크게 받아들이며, 오랜 시간을 같이 알아온 친구를 두 명이나 단기간에 잃은 현실은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휴학을 할까, 아니면 다 포기할까 고민하던 시기에 운이 좋게 학교에서 상담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상담치료’가 떠올리는 모습에 신청을 망설였겠지만, 힘든 제게는 그런 것을 망설일 여유도 없었습니다.
개인 상담 치료를 신청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고, 전 기본적인 정보 조사를 위해서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첫 날은 가볍게 증상이나 정보 등을 조사하고 끝났습니다.
그 후, 정식적으로 상담사가 배치되고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상담에 거부감도 많았습니다. 개인의 아픈 부분을 자꾸 건들이면서, 문제의 원인을 자꾸 제 내면에서 찾으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내면의 문제를 직면해서 그 근본을 해결해야 이 정신적 고통이 끝난다는 것을 알 수 있기에 치료를 다시 한다면 보다 성실하게 임할 수 있었겠지만, 그때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친하게 지내왔던 유일한 친구들의 상실과 학교 성적문제와 취업문제, 집안문제 등이 겹쳐서 문제를 제 내면에서 찾는 상담에 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차라리 상담을 취소할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상담을 취소하고자 생각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으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상담 몇 번만 하면 제 정신적 고통이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이런 생각은 상담 초기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제가 계속 괴롭기 때문에, 오히려 상담을 해도 나는 안 되는 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상담을 받는 와중에도 여러 문제, 특히나 친구 문제로 유발된 정신적 고통은 뇌의 용량을 초과한 것 같았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하고 곧바로 쓰러졌고, 밤새도록 머리를 감싸고 끙끙 앓았습니다.
그냥 미쳐버려서, 아무 걱정 없이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상담이 지속되면서 제 내면의 문제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문제의 원인이 제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친구 문제에서 제 가장 큰 문제는 ‘친구가 없다.’ 이었습니다. 사실 간단합니다. 친구가 없으면 노력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 되는 것 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말이 쉽지 실천의 어려운 것은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저를 생각해보면 전 ‘친구가 없다.’ 라는 부분에 사로잡혀서 계속 ‘나는 왜 친구가 없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가서 놀고 싶다’, ‘너무 외롭다.’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집에서 칩거했습니다.
하다못해 집에서 나가서 마트에서 종업원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도 새로운 친구 관계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당시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특징이 모든 시도는 당연하게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상담 치료를 통해서 제 근본적인 문제는 ‘친구가 없다. 그렇지만 나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고 걱정만 한다.’를 확인하고 난 후,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밖에도 나가고 여러 동아리나 모임에도 참여했습니다.
집에서 칩거하고 활동도 없을 때는 고민만 계속했지만, 직접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이야기도 나눠보면서 용기를 얻어 더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상담은 지속적으로 참여하여서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치료를 통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상담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근본적인 문제를 알지 못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문제가 뭔지 알아야 해결하는데 혼자 자신의 문제를 변명으로 감싸버리며 숨긴다면 끊임없는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상담을 받기 전 친구들이 없어진 것을 친구들의 탓으로만 돌리고 온갖 비난을 했지만, 어차피 그들은 제 연락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제가 화난다고 해도 그들이 알리도 없었습니다.
혼자 화내고 비난하면서 스트레스로 혼자 힘들어하면서도 문제는 내게 있음을 알지 못했다기보다는 변명을 통해서 일부러 피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이 상담을 통해서 밝혀졌고, 결국 치료를 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상담을 하면서 절 돌이켜 보니 친구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돈으로 설득해서 제 주장을 따르도록 만들거나, 제 기준에 맞지 않으면 화를 내는 등의 문제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친구관계의 단절에 원인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분명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이미 친구관계에서 단절은 이뤄졌지만, 계속 걱정만 하면 달라지는 게 없음을 상담을 통해서 안 이상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위의 제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새로운 친구관계가 저 위의 문제들로 인해서 또다시 안 좋은 결말을 맞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는 노력했고, 아직 완전하게 모든 문제를 치료하고 과거 친구들의 그리움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여전히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이 모든 것은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해서 상담을 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없는 성과였을 것입니다. 제 내면의 문제는 제가 만든 변명에 사로잡혀서 깊게 숨겨져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것이 상담을 통해서 제가 스스로 내면을 살펴보게 만들어준 상담사님 덕분에 변명들 사이에 숨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모르고 혼자 고민만 하던 상황에서 나의 문제를 알게 돼서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친구가 없다고 계속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문제였다면 나가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위해서 노력하면 되는 것 이었으니까요.
또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계속 고민한다고 얻을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가서 노력하는 게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집에서 고민만 하는 것 보단 낫다고 생각됩니다.
학생상담센터를 통해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변화를 위핸 에너지를 얻었고,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다양한 대외관계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그때 상담센터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거의 1년 동안 친구들의 원망이나 하면서 집에서 나오지 않고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변화를 위한 첫 단계는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여서 성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상담센터에서 첫 회기 치료가 성과를 보지 못했다고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치료가 모두 끝난 시점에는 자신의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보일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