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6 작품 '집단상담' N
No.1514401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 작품
(학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제외함)
<시간에 쫓기기만 하던 나를 위한 상담>
어울림에서 ‘미루기 습관 개선’ 집단상담을 발견
어느 날 별다른 이유 없이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다 왜인지 어울림 사이트를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에 그저 손이 이끄는 대로 방문하였다. 사이트를 탐색하던 중 미루기 습관 개선을 주제로 한 집단상담을 발견하였고 보자마자 바로 이건 나에게 꼭 필요한 상담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과제를 극한의 상황이 닥칠 때까지 미루다가 괴로웠던 적이 상당히 많았고 그 외의 일상 속 사소한 행동들도 일단 미루고 나중에 자책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나에게 환멸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었다. 한 주에 2시간씩 총 4주를 나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내가 잘 출석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얼마 되지 않는 시간 후에 결국 신청하기 버튼을 눌렀다.
2. 자기소개로 시작한 첫 시간
처음으로 집단상담을 하는 날이 다가왔다. 먼저 자기소개부터 시작했는데 앞으로의 상담 시간 동안 계속 사용할 자신만의 별명을 하나 정해서 발표해야 했었다. 스스로 별명을 재치 있게 잘 못 짓는다고 늘 생각하기도 했었고 무언가를 결정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고작 별명 하나 짓는 것뿐이지만 조금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하필 내가 첫 번째로 발표하게 되어서 약간의 긴장 속에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발표는 무난하게 잘했지만, 말을 끝마친 후 내 안의 소심한 성격이 또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소개를 들으면서 그들과 나를 비교하고 나는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데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첫 시간이 끝난 후에 집에 돌아가면서 집단상담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3. 각자의 미루기 경험 공유
두 번째로 집단상담을 하러 갔을 때는 서로 각자의 미루기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시간의 경우 일대 다수로 모두의 앞에서 말했다면 이번 시간에는 소규모로 그룹을 나누어 대화가 진행되었다. 나의 경우 과제가 자주 나오는 과목을 수강하는 동안 늘 마감 시간이 임박하게 과제를 제출하다가 결국 한 번은 과제를 제출하지 못해 정말 속상했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해주는 본인의 미루기 경험을 귀 기울여 들었다. 이런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동안 치부라고 생각해서 어디에도 말하지 못했던 경험들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나만 나태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각자 본인의 미루기 습관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위안이 되었다. 이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과 전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생각을 공유하면서 그전 주에 했던 집단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게 되었다.
4. 나의 미루기 원인과 유형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각자의 미루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조금씩 다른 방식과 상황에서 일을 미룬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이것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의 미루기 원인과 유형을 찾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미루기 원인은 불안 회피 욕구에 가깝고 유형은 걱정 많은 사람(worrier)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걱정 많은 사람 유형의 여러 가지 특징 중 ⓵ 과제를 해낼 자신감이 부족하여서 과제를 자꾸 미룬다. ⓶ 다른 사람의 충고나 도움에 심하게 의존하거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재확신(격려나 지지) 시켜주기를 바란다. 이 두 가지 항목에 특히 공감 갔다. 자가 진단에 의한 것이라 100%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어떤 심리에 의해서 할 일을 미루는지 한 걸음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 각 유형이 어떻게 해야 미루기 습관을 개선할 수 있을지 사람들과 토의해보는 과정에서 앞으로 나의 경우는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어서 좋았다.
5. 미루기 습관 극복 계획
상담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미루기 습관을 극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당장 극복하고 싶은 미루기 습관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오늘 내가 미루지 않고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심하면서 작성해보고 이번에도 역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였다. 확실히 주변 사람들에게 괜히 말했다가 못 지키는 게 두려워 심리적 안전 기지를 만들어 놓기 위해 나 혼자서만 계획을 다짐할 때와는 사뭇 다른 비장함이 느껴졌다. 남들 앞에서 내 계획을 말하고 나니 꼭 지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구체적으로 계획한 부분을 들을 때는 내 계획의 보완점을 찾을 수도 있었다.
6. 상담이 끝나고 나서 느낀 점
먼저 4주 동안 이 집단상담을 나가는 동안에는 자책을 덜 할 수 있었다.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나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할 일을 미루어서 자주 제 실력 발휘를 못 하니까 자책하게 되고, 자책하면 우울해져서 또 할 일을 미루는 이 무익한 고리를 일단 한번 끊어주기에 좋은 것 같다. 생각을 환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상담 분위기가 진지할 때는 진지하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여서 재미있기도 했다. 상담이 끝난 후부터는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예전보다 미루는 것으로 받는 고통이 줄었다고 느끼고 있다. 미루기 습관 개선 집단상담이 이러한 노력을 이끌어주는 촉매제가 되어준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