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3 작품 '집답상담' N
No.1514404학생상담센터 이용후기
2020학년도 2차 이용 후기 공모전 입상 작품
(학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제외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충실한 삶
2019년 12월, 코로나가 발생한 뒤로 나의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랑하는 가족과 외식 한 번 할 수 없었고,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여유도 누릴 수 없었다.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떤 지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해졌고, 한 달에 한두 번 극장에서 심야 영화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행복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학교 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교수님과 선후배, 동기들을 만나기도 어려웠다. 이렇게 코로나는 내가 누리던 많은 행복을 가져갔다. 사람들을 만나고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던 나에게 이러한 변화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루하고 답답했다. 또 실내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수면 패턴이 망가지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활을 하는 가운데 영대소식에서 ‘라이프 밸런스&스트레스 관리’라는 주제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발견하였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망가진 내 삶의 패턴을 회복하고, 코로나로 인한 각종 제약으로부터 오는 나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은 총 4회기 동안 진행되었다. 1회기 때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생활 패턴이 망가졌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성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모두들 힘들구나.’ 생각하며 위로를 받았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회기를 진행하면서 나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단, 나를 자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최대한 수용하고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원칙이었다. 사실 그 동안 나는 불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를 계속 자책하고 비난했었다. 그런데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나에게 편지를 쓰다 보니 그 동안 나도 나름의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채찍질이 아닌 따뜻한 말과 칭찬이라는 것을 느꼈고, 내가 나에게 쓴 편지를 읽고 나니 더 잘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이후 나를 비난하기보단 따뜻한 말로 다독여 가면서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었다. 힘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에게 쓴 편지를 읽었고 편지는 나에게 마법처럼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회기를 진행하면서 본인을 나타내는 그림카드를 골라 구성원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카드를 주제로 대화를 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의 고민과 아픔이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것을 해결해가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기가 점차 진행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친밀해졌고 진솔해졌고 서로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회기 마지막 날에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점 검사를 통해 내 강점을 알아보고 이를 발휘했던 경험을 돌이켜보니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고, 강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또 앞으로 삶을 살아갈 때 나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 여러 가지 그림 카드 중 마음에 드는 카드를 하나씩 뽑고 뒷면에 자신을 응원하는 문구를 적기로 했다. 나는 성인의 큰 손에 아기의 작은 손이 포개져 있는 사진을 골랐다.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밀자. 함께 손 꼭 잡고 시련을 헤쳐 나가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또 정말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신 선생님께서 나에게 카드를 하나 전해주셨는데 그 뒷면에는 ‘사람을 보듬어줄 수 있고 믿음직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읽고 정말 감동을 받았고 내 안에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운이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하면서 코로나로 망가진 내 생활 패턴을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며 좋은 에너지를 얻은 것뿐만 아니라 내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수용하고 보듬어 주면서 현재에 집중하여 충실하게 살아가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코로나로 인해 바뀐 것들에 대해 불평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에는 이제 더 이상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든지, 앞으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생각해본다든지 말이다. 물론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람들과 얼굴을 보며 하하 호호 웃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지만 그 기다림 가운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아가도록 해야겠다. 나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준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선생님과 구성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